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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컬쳐 리뷰

더 글로리. MBTI. 테스트. 내가 설마 연진이?

by 최신버전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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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시즌2까지 정주행했습니다. 시즌1을 시작할 때, 그냥 그저그런 학폭 소재의 복수극이라 여겼는데, 역시 작가님은 대단하시더군요. 이 익숙한 소재를 이렇게 쫄깃하게, 이렇게 처절하게, 이렇게 분명하게 재밌고 의미있는 이야기로 만드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 지은 김은숙 작가님께 정말 경의를 표합니다. 대체 어떻게 사시길래, 이렇게 대작들을 계속해서 성공시키는지, 정말 대단한 작가님이십니다.

 

글로리 MBTI를 소개합니다. 글로리를 재밋게 보신 분이라면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더 글로리 MBTI 테스트를 직접 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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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oday.cleardin.com/glory-2/#google_vignette

 

더 글로리 MBTI 테스트 - 나와 비슷한 더 글로리 캐릭터는? - 오늘의 테스트

더 글로리 MBTI 테스트

today.cleardin.com

 

 

 

 

1.박연진

연진이는 똑똑합니다. 상황판단력도 뛰어납니다. 사람의 심리를 꽤뚫어 보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더불어, 상대방이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 어떻게 해야 이 상대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 명확하게 찾아냅니다. 연진이가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통찰력이 있습니다. 연진이가 이제까지 그 많은 불법과 폭력과 비윤리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거의 모두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 통찰력, 그리고 이 통찰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거침없이 다룰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습니다.

 

 

 

2. 전재준

전재준은 집념이 강합니다. 자신에 대한 연민이 깊습니다. 원하는 것은 반드시 가지려고 합니다. 근원적으로 내면에 큰 구멍이 있습니다. 색약이라는 것에서 시작한 구멍이지만, 근원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사업수완도 좋고, 매니지먼트도 잘하고, 상황에 맞게 기세가 좋습니다. 그러나 근원적으로 내면의 구멍이 메워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고, 누구와 관계를 맺어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입니다. 근원적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결국 그를 파멸로 이끕니다.

자신의 딸에 대한 맹렬한 집착으로 유추해 보면, 재준은 자신의 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자신의 딸만큼은 버리고 싶지 않다는 그 열망, 무슨 짓을 해서라도, 불법이나 폭력이나 비윤리 따위를 다 넘어서라도, 자신의 딸은 자신의 곁에 두겠다는 열망으로 보건데, 재준은 어린 시절 가혹하게 버려졌던 것 같습니다. 

 

 

 

3. 하도영

하도영은 리더입니다. 많은 것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통제합니다. 원하는 데 신중하고, 갖고나면 믿고, 믿은 후에는 충분히 즐깁니다. 자기애가 강합니다. 자신이 마음을 준 것에 대해서는 의심 없이 자신의 것으로 남기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딸이 자신의 친딸이 아님을 알면서도, 하도영은 변함 없이 아버지로서 살기를 원합니다. 지배욕이나 집착이 아니라, 자신이 마음을 준 대상에 대해서는 끝까지 신의를 지키려는 태도입니다. 연진이에 대해서도 충분히 그런 태도를 보였고, 끝까지 기회를 주려 했습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남아있는 한, 자신의 영역에서 보호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연진이는 그의 안전을 거부했고, 그의 통제를 밀어냈습니다. 오히려 연진이는 하도영을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하도영은 그때에야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연진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연진이가 자신을 통제하고 있었음을. 

동은은 연진이와 달랐습니다. 충분히 하도영을 통제할 수 있었고, 충분히 하동영을 통제했으며, 충분히 하도영을 통제할만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하도영을 통제하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하도영의 딸에게 접근하는 것을 멈추었던 것입니다. 연진을 고통스럽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연진의 딸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었을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하동영의 물음에, 동은은 하도영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은의 통제에는 하도영에 대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그것조차 동은의 통제라고 하더라도, 하도영은 그 통제에서 연민을 느낀 것 같습니다.

 

 

4. 강현남

현남은 삶의 방향을 파괴당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폭력으로 무엇을 지키고, 무엇에 저항하며, 무엇을 향하며 살아가야 할 지 삶의 방향감각이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그것은 남편의 폭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현남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책임을 외부로 돌려서는 그 어느 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하지 않은 결론은 결국 다시 자신을 파괴할 뿐입니다. 

현남은 동은을 만나고, 선택합니다. 동은은 시리도록 날카롭게 선택했습니다. 자신의 온 삶을 바쳐, 매일매일 복수로 향해 가는 동은의 삶을 보며 현남은 결심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선택을 미루었는지 명확히 깨닫습니다. 현남은 선택합니다. 딸을 지키고, 남편을 죽이는 것입니다. 욕을 먹고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합니다. 어떤 선택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선택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비난과 욕을 먹겠다는 결심입니다. 아무에게도 비난 받지 않고, 아무에게도 욕을 먹지 않고, 모두에게 칭찬받으려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죽입니다. 

 

 

 

5. 이사라

이사라는 찢겨졌습니다. 누구보다 가장 윤리적인 지위에서 누구보다 가장 천박한 욕망에 가득한 그녀의 부모 안에서, 그녀의 이성은 찢겨졌습니다. 사라는 예술에서 길을 찾습니다. 예술은 윤리와 비윤리의 경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사라는 평온하지 않습니다. 사라는 결국, 마약으로 도망갑니다. 정신을 놓아버리는 것이 그녀에게 평온을 줍니다. 그녀의 정신은 현실의 무의미와 찢어짐을 견딜 수 없습니다. 가장 극도로 분노한 순간에 가장 냉정한 성경의 구절을 뱉는 사라의 모습이 사라의 상황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라의 예술작품을 구매한 내역에 부정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라가 작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라는 분명, 예술인이라는 것입니다. 전체와 세부를 모두 볼 수 있는 섬세함이 사라에게는 있습니다. 그 섬세함이 사라를 더 고통스럽게 한 것 같습니다. 

 

 

 

 

 

 

 

 

6. 최혜정

최혜정은 통찰력이 없습니다. 출중한 외모에 비해 상황과 사람을 통찰할 수 있는 힘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세부사항을 내내 이야기할 수 있지만, 비유를 하지는 못합니다. 그들의 곁에서 그 많은 것들을 함께 경험했지만, 무엇이 그들의 약점이 되고 무엇이 그들의 결점이 되는지 판단하지 못합니다. 혜정에게는 그들에게 맞설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혜정은 돈과 권력의 가까이에서, 돈과 권력을 동경하고, 돈과 권력을 두려워합니다. 돈과 권력의 곁에서 돈과 권력이 없는 사람을 함께 조롱하지만, 혜정 역시 돈과 권력이 없습니다. 돈과 권력을 획득할 능력도 없습니다. 그래서 최혜정은 늘 누군가에게 이용당합니다. 드라마의 후반부에 자신도 이젠 누군가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그 댓가로 목소리를 잃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이용당합니다. 물론 혜정의 복수심이 근원이지만, 그 복수심은 분명 동은에게 이용당한 것이었습니다. 

혜정의 언어에는 비유가 없습니다. 비유란 근본적으로,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맞는 비유도 있고, 맞지 않는 비유도 있지만, 비유를 시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혜정의 언어에는 비유가 없습니다. 비유를 할 능력이 혜정에게는 없습니다. 혜정이 단 한 번, 명확하게 상황을 비유로 파악한 부분이 있습니다. 전재준에게 너 알아? 너 진짜 개새끼인거. 혜정이 돈과 권력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나서, 자신에게 돈과 권력 그 자체였던 연진에게 맞서기로 마음먹고 나서, 그때에야 혜정은 상확을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혜정이 동경하고 두려워하던 재준이는, 연진이는, 개새끼였습니다. 

 

 

 

 

 

7. 손명오

손명오는 남자 최혜정입니다. 손명오가 최헤정보다 먼저 비참하게 죽은 것은, 손명오가 최혜정보다 먼저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손명오 역시 돈과 권력의 곁에서, 돈과 권력을 두려워하며, 돈과 권력을 동경했습니다. 돈과 권력에 대한 손명오의 욕망이 돈과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때,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일으킨 것은 분명 동은이었습니다. 동은에게 연진으로 대표되는 악의 카르텔에서 제일 약한 고리, 그들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킬 폭탄은 손명오였던 것이죠. 동은에게는 손명오의 욕망이 복수작업의 1단계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손명오는 최혜정에게 함께 떠날 것을 바랍니다. 손명오에게는 보였기 때문이었겠죠. 최혜정이 자신과 같은 위치의 사람이라는 것을. 손명오가 결국 실패한 것은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돈과 권력은 아무에게나 가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은 그 자체로 위험해서, 이것을 다루는 사람에게 쉽게 상처를 입히고, 너무도 쉽게 죽이기도 합니다. 이 위험하고 화려한 도구를 다루려면 그만한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손명오에게는 그런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휴대폰 녹음 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나마도 연진이에게 들켰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동은이 예상한 여러 시나리오에 포함된 반응이었을 테지만 말입니다. 

 

 

 

8. 문동은

동은은 깊이 생각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처음에는 자신을 탓했습니다. 그래서 자살하려고 했습니다. 겨울 그 추운 강에 들어갔다가 중개사 할머니 때문에 살아납니다. 겨울은 너무 추우니, 봄에 죽자는 할머니의 말에 동은은 무너집니다. 죽음을 미루고 나니, 할 일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 떠오릅니다.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동은은 다시 깊이 생각했습니다. 대체 왜 연진이를 이길 수 없을까? 연진이가 갖고 있는 돈과 권력의 근원을 생각합니다. 깊이 관찰합니다. 그들을 모두 살핍니다. 그리고 나서 계획했습니다. 어차피 죽을 것입니다.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하지 못할 일이란 없습니다. 동은의 모든 하루, 동은의 모든 호흡이 다 복수를 향합니다. 정말 간결하고, 정말 정갈한 삶입니다. 자신에게 칼이 되어줄 사람을 찾고, 칼이 되어줄 상황을 만들고, 스스로 칼이 되어 나아갑니다. 

 

 

 

 

 

9. 주여정

주여정은 지옥에 있습니다. 주여정이 지옥에 있는 이유는 주여정이 머리가 좋은 사람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감성적이며 섬세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여정을 지옥에 인도한 것은 강영천입니다. 그러나 주여정을 지옥에 머물게 한 것은 주여정 자신 때문입니다. 연쇄살인마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강영천을 보며 주여정은 처절하게 괴로워합니다.

강영천은 그저 재앙입니다. 강영천은 그저 천재지변입니다. 우리 중 누구도 강영천의 살해 대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살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도 없습니다. 다만 심심함이 있을 뿐입니다. 주여정은 강영천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주여정을 더 깊이 지옥으로 끌어 내립니다. 그러나 주여정이 마주한 질문은 주여정만이 괴로운 질문은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 십 만 명이 아무런 관계 없이 죽습니다. 삶은 원래 그렇습니다. 그렇게 비정합니다. 매일, 매달, 매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건에 죽음을 맞이하는지 알게되면, 그러한 숫자를 매일 마주하게 되면, 그저 몇 명의 죽음은 심심하게 느껴지는 지경이 됩니다. 그렇게 심심할만큼, 자연은 가혹합니다. 인류사의 나타난 성인들이 결국 마주했던 질문도 이것이었습니다. 강영천의 살해에 대해 주여정은 의사로서 자연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개인으로서 자연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강영천의 분명한 의지와 조롱 앞에서 주여정은 마침내 선택합니다. 

강영천과 자연은 분명히 다릅니다. 강영천에게는 분명한 의지, 살의가 있었습니다. 의사로서, 강영천의 말과 행동과 살해를 자연과 같은 위치에 놓으려하면서도, 주여정을 향한 강영천의 의도적이고 반복적이며 집요한 의지, 주여정의 행복과 아버지와 어머니를 한 조각도 남김 없이 조롱하고 짓밟으며 몇 번이고 다시 부숴버리고 싶어하는 강영천의 의지를 마주하며, 주여정은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주여정은 동은을 만나고 마침내 선택합니다.

주여정은 강영천을 인간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정확한 표현이 아닌 것 같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말하며 주여정에게 당신은 선을 넘을 수 없다고 조롱하는 강영천에게, 주여정은 그것은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당신 같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이것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주여정이 강영천에게 복수를 결정한 것은 강영천이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를 갖고 행동한 인간으로 인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본인도 어쩌지 못한 유전자와 본인도 어쩔 수 없는 양육환경과 본인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벌어진 불가항력의 '자연'이 아니었습니다. 주여정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인간들에게 한정되어야 하는 것인 듯합니다.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인간에게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주여정의 아버지와 주여정의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이 순간이, 주여정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 한 명의 어른이 된 순간인 듯합니다. 

 

 

 

 

 

 

 

 

 

 

테스트 결과, 저는 하도영이 나왔습니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암튼 분명한 건, 재밌네요 ㅎ

한번 재미로 해 보시면, 드라마의 즐거움을 다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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