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도 형수님이랑 싸우세요? 전혀 안싸우실 것 같은데요?"
"야~ 안싸우면 부부가 아니야 ㅋㅋㅋ"
"진짜요? 전 아직 한번도 안싸웠는데요?"
"니가 다 참는거지? ㅋㅋㅋ 그러다 한방에 훅 간다~"
결혼한지 얼마 안된 동생과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아내와 다툰 이야기를 하다가 나눈 대화이다.
싸울일이 전혀 없냐는 질문에 동생은 그냥 자기가 참고 져준다고 대답했다.
"근데 형 생각은 그게 그렇게 좋다고 생각은 안해~"
"왜요? 형님~"
"너가 참는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꺼라고 생각하고 그게 쌓이다가 폭팔하면 분명 크게 터질꺼야"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문제는 너가 터지는 것보다 재수씨가 화를 내는 너에 대한 내성이 없다는 거지...이 사람은 분명 내가 짜증을내고 어떤 것을 요구해도 참고 들어주던 사람으로 몇년을 인식하고 있다가 너가 가볍게 거부만 해도 적응을 못할텐데 너의 응축됐던 화가 원기옥이 되어서 날아가면 재수씨는 못버틸 수 있어"
"그러네요..."
사람은 누구나 참을 수 있는 스트레스의 총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안 풀리거나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병으로 돌아온다.
어느 한쪽에서 꾹 참으면서 부부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것이다.
누적되어있던 스트레스가 큰 화가 되어 표출이 되는 것도 위험하지만 그 화를 받아들이는 상대방은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된다.
그렇게 받은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기에 두 사람의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큰 리스크로 등장해 관계를 악화 시킨다.
몇년이 지나도 그날의 상처를 되새김질하며 힘들게 할 것이다.
"그래서 형은 자주 싸워 ㅋㅋㅋㅋㅋ사람들이 그런말 하잖아 잔병치레를 하면서 골골거리는 사람이 오래살고 건강한 줄 알았던 사람들이 한방에 훅간다고~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사람은 병이 커지기 전에 자기 병을 진단하고 그때그때 고치면서 조심조심 살아가니까 오래 살고,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병이 악화될 때까지 모르고 있다가 한방에 큰병으로 와서 그런 것 같다."
"아~ 맞아요. 저도 운동을 오래해서 건강한 것 같은데 한번 아프면 크게 아프더라구요. 병원도 잘 안가고..."
"그니까 형 생각에 부부가 자주 싸운다는 것은 서로의 화가 깊게 쌓이기 전에 자신의 감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싸울 때는 좋지 않지만 서로 크게 상처받지 않고 금방 풀리더라고~ 그리고 똑같은 걸로 몇번 싸우다 보면 서로 이해? 포기? 암튼 그 영역을 안 넘보게 되더라고 그러면서 조금씩 싸우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 같다. 근데 만약에 내가 계속 참고 지금까지 살았으면 내가 화병이 났거나 내가 크게 화를 내면서 형수하고 사이가 많이 멀어졌거나 이혼했을껄?"
"아~ 그렇겠네요. 그럼 형님은 10년정도 지났으니까 이제 별로 안싸우시겠네요?"
"ㅋㅋㅋㅋㅋ지금도 ㅈㄴ 싸워~ㅋㅋㅋ"
잔병치레하는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나 무릎이 많이 아파서 제대로 못걷겠다.", "요즘 갑자기 어지럽네?" 등등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병원을 편하게 자주 방문한다.
병이 커지기 전에 자신의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서 치료를 한다는 것은 아주 좋은 습관이다.
부부관계도 마찮가지다.
"양말을 왜 여기다 벗는데?", "물을 마셨으면 쫌 행궈서 올려놔", "애들 있을 땐 핸드폰 좀 그만봐" 등등 상대방이 자신의 기준에서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부딪혀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다.
그냥 참고 넘어가면 내면에 화가 축적이 되고 상대방은 그게 잘못된지 알 수 없어 같은 행동이 계속 반복이 되면서 갈등이 커져간다.
부부 관계는 복잡하면서도 참 단순한 관계이다.
다 큰 어른들이 결혼해서 맺는 관계가 부부관계이지만 결국은 어린아이들이 싸우는 것 처럼 정말 사소한 것으로 서로를 이해해 주지 못하고 싸운다.
주말에 잠에서 깨어 침대에서 잠시 뒹구는데 거실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딸이 말다툼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둘다 자신의 감정만 중요시 하면서 끝까지 따지면서 싸우는 소리를 듣고 문득 평상시 아내와 싸우면서 아내에게 따지는 내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들아 그냥 동생한테 져줘도 되잖아~', '너가 그렇게 따진다고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아~', '때로는 지는게 이기는 거란다~' 등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아내와 내가 싸우는 것도 아들과 딸이 싸우는 상황과 똑같았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 다짐하고 다짐했다.
아들에게 지금 드는 생각을 말로 해주지 말고, 내가 아내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분명 서로 사랑하고 좋아서 결혼해 부부가 되었는데 지금은 서로를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난 관계가 되어버렸다.
참 어렵고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꾸준히 노력하면 좋아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