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혈액검사지 읽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저의 당뇨병 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당뇨병 읽기 이기도 합니다. 완전 초짜용 안내입니다. 당뇨병을 처음 만난 분들에게 부디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1. 당뇨병 확정.
오늘 건강검진 재검을 받았다. 당뇨병 확진 판정. 혈액검사를 하고, 의사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진지하고 친절하게 내 몸에 대한 지식을 나눠주신 의사선생님께 감사했다. 대화를 요약해 보면...
2. 공복혈당 2배. 위험.
현재상황은, 당수치가 정상의 2배 이상 높다. 식습관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빵, 떡, 콜라, 사이다 등의 음식을 더 피해야 한다. 과당은 절대 금지. 유전의 영향도 큰 듯하다. (동생에게도 검사를 권하셨다.)
3. 앞으로 대응은..
앞으로 최대 4 개월, 당뇨치료약을 먹으면서 경과를 지켜보자. 지금보다 당수치가 낮아지면, 약으로 유지하거나 약 없이 식이요법으로 가능하다. 지금보다 당수치가 낮아지지 않으면, 더 강한 약을 먹거나 심해지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4. 당뇨병 확진 후, 내 마음 상태
일단 한 달 후 재검진 예약을 받고 병원을 나섰는데, 그 때 내 마음은...그리 나쁘지 않았다. 식습관에 큰 원인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하시니,,, 뭔가 내가 뭘 크게 잘못해서 내 몸을 망가뜨린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다.
5. 내가 해야 할 일
물론 더 식습관을 개선해야 겠다... 일단 과당으로 만든 것은 최대한 멀리할 것. 봉지커피, 콜라 사이다 마운틴듀, 각종 탄산음료, 이런저런 에너지 음료는 당연하고 각종 과자, 빵, 케잌 등등의 베이커리 음식들도 포함하여... 떡과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삼가하라고 하셔서... 일단은 그렇게 해 볼 작정이다.
6.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유전이라니... 그냥 수긍하게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무서울만도 한데... 나는 그럭저럭 마음이 편했다.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대응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볼 때의 마음처럼, 그냥 그렇게 대응하는 것이다. 길을 정했다면, 다만 나아갈 뿐. 나의 영원한 형님 이소룡 형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하며, 다짐한다. 길을 정했다. 그렇다면, 다만 나아가자.
7. 당뇨병 혈액검사지 읽기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운전하는 아내에게 혈액 검사 결과지를 하나하나 읽어주었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결심했다. 내 몸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다. 혈액검사 결과지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는다. 돌이켜보면, 세상 제일 중요한 공부다. 바로 내 몸에 대한 공부이니.
10K 보고서를 한줄한줄 꼼꼼이 읽듯이 미래학자들의 전망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읽듯이 평론가들의 의견들에 하나하나 밑줄을 그으며 읽듯이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본다. 정상 범위를 넘어서 잘 살펴야 할 부분만 옮긴다. 대략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혈당 (Glucose)
= 보통 혈당하면 공복 혈당. 8시간 이상 금식 후 측정한 혈당농도로, 당뇨병 진단에 이용된다.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로 의심하고, 다른 날 다시 검사하여 확인한다.
= 권장수치 70-110 / 나의 결과 재검 257 (초검 296)
=> 결론: 당뇨병 일단 확정. 혈당이 매우 매우 높다. 권장수치의 2배가 넘는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위험하다. 공복혈당 140 이하로 줄여야 한다. 식후 2시간에 식후혈당 측정해서 160 이하면 좋다. 최소한 180 이하가 나와야 한다. 180 이상이면 인슐린 조절 능력에 이상이 있는 것일 수 있다. 정밀검사와 함께 인슐린 치료가 불가피하다.
2 헤모글로빈 A1C(HbA1c)
= 당과 헤모글로빈이 결합된 당 헤모글로빈(글리코 헤모글로빈). 혈당치가 높으면 증가. 장기간(약 2개월간)의 평균 혈당 조절상황을 추정하기 위한 지표. HbA는 정상 혈당치에서는 당과 결합하지 않는다. 고혈당의 상태가 지속되면 HbA와 당이 결합해 HbA1c가 되는데 초기에는 결합이 가역적이기 때문에 혈당치가 떨어지면 분리된다. 그러나 고혈당이 1~2개월 지속되면 HbA와 당의 결합은 더욱 견고해져 적혈구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120일간 혈중에 존재한다. 이렇게 장기간 고혈당이 지속되면 안정형 HbA1c가 증가하게 된다.
HbA1c(NGSP)값이 6.9 이상이 되면 미세혈관의 합병증이 진행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검사 및 정상치 (해부 병태생리로 이해하는 SIM 통합내과학 9 : 내분비, 2013. 5. 10.)
=권장수치 4.8-5.9 / 나의 결과 재검 11.2
=> 결론: 당뇨병 기준으로 위험한 상태. 의사님 말씀으로는 식이요법 잘 하면 1, 운동 잘 하면 1 정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9점대. 5점을 더 낮추어야 하는데, 식이요법과 운동과 시간과 끈기가 모두 필요하다. 일단 2개월과 4개월이 중요. 피는 태어나면 당과 결합하는데, 이 피가 보통 2개월이면 절반이, 4개월이면 대부분이 새로운 피로 교체된다. 그래서 피가 새로 교체될 때 혈중의 당을 떨어뜨려 놓는 것이 중요. 저혈당이 아닌 선에서 혈당을 되도록 줄여야 한다. 앞으로 3개월 안에 이 수치의 개선이 없으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는 것이어서 더 정밀한 검사와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음... 이 부분은 좀 무섭다.
3 고밀도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 높을수록 좋음. 나쁜 콜레스테롤 LDL 제거.
=권장수치 35-55 / 나의 결과 재검 41.3 (초검 38.9)
=> 결론: 처음부터 권장수치 안에 있었다. 하지만 몸관리를 시작한 이후 좀 더 높아졌다. 다행이다. 권장수치 안에서 높을수록 좋다고 한다. 50을 넘길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
4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동맹경화 요인.
=권장수치 0-130 / 나의 결과 재검 136 (초검 153)
=> 결론: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 관리해야 한다.
앞으로 나를 돌봐줄 녀석들, 잘 부탁한다.
총평: 과당음식 절대엄금, 식습관 관리, 운동 시작, 약 복용, 내 몸을 돌보기.
지난 2년, 과분한 업무를 맡았다. 거기에 코로나가 겹쳐 바쁘고 어렵고 힘들었다. 모두 규칙과 규정을 처음부터 다시 뒤집고 돌아봐야 햇으며 그에 따른 동료들과 후배들, 관련 민원인들의 스트레스를 받아주어야 했고, 그 사이 일어나는 다툼과 토론과 조정과 협의에 참여해야 했다. 거기에 아내가 큰 병에 걸려 아내의 몸과 마음을 돌봐야 했다. 잘 하지 못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 내야 하는 만큼은 해 보려고 했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였다. 그런 마음을 좀 풀어보겠다고 음악작업과 글작업을 시작했다. 깊이 몰입했다. 즐거웠다. 후회는 없다.
그 사이사이에 당이 땡긴다며, 각종 콜라, 사이다, 탄산음료, 레드불을 비롯한 에너지드링크, 바리스타 컵커피, 1회용 봉지커피 등등 2+1 을 볼 때마다 3개씩 꼬박꼬박 사서 하루에 2개 이상 3개 이상 즐겨 먹었다.
(과자와 고기는 좋아하지만 그렇게 자주 먹지 않았다. 과자는 일주일에 한 봉지 정도, 고기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의사님이 물으셨던 삼겹살이나 지방 많은 고기나 치킨은 2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번. 야채와 잡곡밥을 좋아하고,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점심은 거의 간단히 해결하고 저녁을 후하게 먹었다. )
지난 1개월, 과당류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그랬더니 나쁜 수치가 10퍼 정도 빠지고 좋은 수치가 10퍼 정도 올라갔다.
만족스런 수치는 아니었지만, 기운을 낼 수치는 되는 듯하다.
내 몸을 먼저 돌봐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돌볼 수 있다.
유전이라면 더욱, 나를 잘 돌봐야지.
내가 가진 환경 안에서 내가 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건강을 끌어올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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