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밴 라이프/캠핑카 돌보기-스타리아

내가 1억 2천만원 캠핑카를 산 이유 ep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10. 17.
반응형

내가 계약한 캠핑카 이름은 이삭캠핑카의 더페이스999 라는 모델이다.

더페이스999 스타리아 모델

스타렉스가 단종되고 스타리아로 바뀌면서 새롭게 개발된 모델이다.
차량 기본가액이 8700만원이고, 기본적인 옵션을 추가하면 800만원이 추가되어 950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세금을 더하면 1억에 육박하는 나에게는 버거운 녀석이다.

내 연봉은 이제 6000만원에서 7000만원을 향해 달려가는데 너무 오바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녀석을 계약한 이유를 말해보려고 한다.
 
첫번째 이유는 그냥 불과 고기가 좋다. 진짜 불놀이가 너무 좋아서 어렸을 때 얼굴에 생긴 화상 흉터를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플라스틱에 불을 붙여 돌리면 불똥이 날라가는 것이 잼있어서 밤에 놀다가 친구의 불똥이 오른쪽 광대 쪽으로 날라와 흉터가 생김... 불행 중 다행으로 눈이 작아서 실명을 피했다고 좋아함.)
어렸을 때 아버지가 중동(부천 중동 말고 사우디같은...) 건설현장으로 돈벌러 가셨을 때 외할머니댁(경상남도 함양 산골마을)에서 자란적이 있다. 그때 많이 어렸는데 새벽에 소 여물을 만들기 위한 군불(아궁이에 불)을 때는 꼭 그시간에 일어나서 불장난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고기가 너무 좋다. 어렸을 때 많이 못먹고 자란것에 대한 보상 심리로 추정되는 마인드로 고기를 너무 좋아한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대학교에 입학하여 엠티를 다니며 처음으로 숯불 삼겹살을 접하게 되었다.
진짜 너무 맛있었다. 진심으로 맛있어서 많이 먹기 위해 집행부 활동도 했다.
엠티를 기다리는 이유는...진심이다.
근데 캠핑을 가면 기본적으로 불에다가 고기를 구워먹고, 밤에는 밤새도록 불장난을 하며 불멍까지 할 수 있다.
캠핑을 안할 이유가 없다. ㅋㅋㅋㅋㅋ

 
두번째 이유는 바로 헬캉스를 피하기 위해서다 ㅋㅋㅋㅋㅋ
호캉스는 들어봤어도 헬캉스는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호캉스 : 바캉스 기간(7말 8초)에 호텔에 숙박하며 시원하고 편하게 호텔 내부 시설을 이용하는 피서방법
나의 첫번째 호캉스는 2015년도 8월 중순 아내 눈칫밥을 먹으며 아내의 요구 사항인 깨끗하고, 사진찍기 좋고, 사진찍으면 잘나오고, 주변 맛집 많고, 네임드 관광지에 가격은 싼곳 그러니까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찾다가 포기하고 있을 때쯤 보다 못한 아내님께서 인천공항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예약 했다며 가자고 했다. 

35년 평생 여행가면 민박, 펜션 좀 신경쓰면 리조트만 다니던 나로서는 호텔은 신혼여행이나 해외여행 때만 가는 곳인 줄 알았다. 국내 호텔은 외국인만 가는 줄 알고 있을 때다. 살짝 반항을 하긴 했지만 뭐....계란으로 바위를 아무리 때려도 계란은 터지고 바위는 바위다 ㅠ,.ㅠ

네비를 찍어보니 35분 나오고 티맵의 길안내 줄이 전부 녹색으로 나오는 것에 만족하며 출발했다.
그것이 지옥으로 가는 급행 헬게이트인 줄 모르고.....

그날의 헬캉스 스케줄을 있는 그대로 사실만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일단 집에서 점심을 12시쯤 먹고 출발해서 호텔에 도착하면 1시가 쫌 넘음.
그럼 주변 관광이나 호텔 주변을 돌다가 3시 체크인인데 2시 40분쯤 가면 대충 다 해줌ㅋㅋㅋㅋ
그럼 가방을 방에 넣어놓고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가서 온갖 달달한거를 먹기 시작해야함.

2021년 헬캉스(인터컨티넨탈 호텔)

쿠키, 과일, 초콜릿, 커피, 쥬스, 탄산....평소에는 먹지 말래며ㅠ,.ㅠ 이걸 5시까지 먹으면서 뷰를 감상해야함. 비행기 이착륙만 수십번 봄 ㅋㅋㅋ
그리고 방에가서 잠시 쉬고 호텔 내부를 감상함...그러다 6시부터 해피아워 저녁을 먹기 위해 10분전에 가서 줄을 서서 일찍 들어가야함....그럼 아직 목구멍까지 달달한게 차있어서 별로 안땡기지만 비싼돈 주고 왔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5접시 이상은 먹어줘야함....

2021년 헬캉스(인터컨티넨탈 호텔)

나중에는 와인이나 맥주로 입을 행궈주면서 먹어야함.
적당히 먹었음 나와야 하는데 9시까지 버팀.... 야경을 보면서 먹어야 하기 때문임.
이건 2년 뒤 부터 사용한 건데 난 6시 반쯤 요거트를 한사발 먹고 7시 반쯤 똥을 때림.... 그럼 디저트가 들어감 ㅋㅋㅋㅋ 근데 술을 또 종류별로 먹어봐야함. 평소엔 그렇게 술먹지 말래며 !!!! 양주 와인 맥주ㅋㅋㅋ
다음날 좋은 호텔에서 잤는데 머리가 항상 아픔.

2021년 헬캉스(인터컨티넨탈 호텔)

9시쯤 해피하지 않은 해피아워가 끝나면 주변 산책을 하면서 배를 꺼트림.
그리고 방에와서 목욕하고 애들이랑 좀 놀아주다가 애들이 자면 꼭 호텔 패키지로 받은 무언가를 먹음...
다음날은 7시전에 기상해서 조식 부페를 가야함. 일어나면 평상시 복근으로 화나있던 내 배가 귀여워져 있음 ㅋㅋㅋ
조식 부페에서 또 열심히 먹어야함. 근데 호텔 조식부페는 뭔가 고급지고 먹어야 될 것 같은 느낌이라 열심히 먹는 내가 한심해짐... 9시 30분까지 열심히 먹음. 진짜 열심히 먹음...

그리고 10시부터 수영장을 즐김. 애들 챙기고 물놀이 하고 하면 배가 그래도 꺼지기 때문에 열심히 놀아 줌...
아내는 뭔가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물에 안들어오고 사진을 찍음. 얼굴에 뭔가 난 지금 행복하다는 표정이 묻어남. 카메라 앵글이랑 눈 마주치면 웃어야함 ㅋㅋㅋㅋ

11시 넘어서 올라오면 씻고 체크아웃 준비를 함. 그럼 체크아웃을 하고 집으로 오나????? 그럼 그래도 행복한거임....
애프터눈티를 마시러감....점심도 안먹고 감ㅋㅋㅋㅋ 거기도 간단한 빵이랑 쿠키랑 음료랑 커피가 있음. 그거를 1시 30분까지 먹어야함.... 점심을 안먹고 수영했기 때문에 그래도 먹힘 ㅋㅋㅋ

아이들도 지쳤는지....ㅋ

그리고 집에오면 3시가 쫌 안되는데 몸은 나른하고 엄청 피곤한데 아침부터 커피를 엄청 마셔서 잠은 안오는 좀비 상태가 됨..... 한 3일은 뭔가 피곤하고 진짜 과자랑 음료를 입에도 안댐....ㅋㅋㅋㅋㅋ
호캉스인지 헬캉스인지는 개인차가 있으니 호캉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코스로 제가 한번 모시겠습니다 ㅋㅋㅋㅋ 
지금 2021년도 이니까 6년째 매년 2번씩 서울과 근교 헬캉스를 갔다.
처갓집가서 우리 호캉스 저렇게 한다고 하소연 했을 땐 장모님이 그래도 호강하는 거야~ 하는 눈치였는데 2018년도에 처제가 아내와 제주도 여행을 단 둘이가서 호텔에서 같이 지내고 새벽 2시에 자다가 일어나서 오바이트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부터는 내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시며 안쓰러워 하신다. 내 이야기엔 거짓말 같은 일은 있어도 거짓말은 없다ㅋㅋㅋㅋㅋㅋ
이정도면 내가 1억짜리 캠핑카를 사는 충분한 사유가 되는 것 같다. 캠핑카 사도 호캉스는 가야할 것 같지만 그래도 1번은 줄어들 듯 하다. 그거면 됐다.
 
또 다른 마지막 이유가 있다. 사실 이게 진짜 이유인 것 같다.
 
나에게는 아내와 9살(아들), 8살(딸)의 가족이 있다. 그 전에 곧 70이 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도 계신다.
난 사람들이 말하는 귀하게 자란 외동아들이다. (귀하게 자랐다고 다 귀티나게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그리고 결혼한 여자들이 얼굴 못생기고 능력 없는 남자보다 싫어한다는 효자다....
이게 가장 큰 이유였다.
'10년뒤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 이게 내 인생 좌우명인데 고민만 하다 10년이 지나면 아이들은 훌쩍커서 우리와 다니지 않을 것이고, 부모님은 노쇠해지셔서 우리와 못다닐 것이 분명했다. 
거기에 2018년도에 아버지께서 심장수술을 받으시면서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메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나의 생각은 확고해졌다.
'그래 더 늦기 전에 캠핑카사서 가족들과 전국을 누비자!!!!'
 
이정도면 내가 캠핑카를 사는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는 것 같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고, 아내한테 이야기 하면서 세뇌를 시키고 있다... 아직도ㅠ,.ㅠ 

 
다음은 이삭 캠핑카의 더페이스999를 선택한 이유를 말해보고자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