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의 탐구생활 - 2022년 트렌드 전망
영상을 보다 떠오른 저의 생각들의 기록입니다.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맨 마지막에 올려놓았으니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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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투자고, 투자가 놀이다
인플레이션의 시대입니다.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다른 말이 아닙니다.
내 월급의 가치가 깎여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봉 2천만원을 받고 있다면,
5년 전에는 그것으로 치킨을 2천 마리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으로 치킨을 1천 마리밖에 못먹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5년 후에 치킨을 5백 마리 밖에 못먹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요즘 20-30대 사이에 투자놀이가 뜨고 있다고 합니다.
투자를 즐기고 투자를 삶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가까운 예로 중고거래가 있습니다.
중고거래라고 해서, 그냥 안쓰는 거 내다 팔고, 헐값에 사고 하는 그런 게 아닙니다.
이들이 중고로 거래하는 것은
리미티드 에디션 입니다. 꽤나 고가입니다.
30만원짜리 운동화, 50만원짜리 니트, 100만원짜리 핸드백입니다.
패턴은 이렇습니다.
30만원짜리 운동화를 삽니다.
일단 기분이 좋습니다. 자랑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인스타에 올려서 좋아요도 많이 받고,
리류도, 후기도, 사용기도 올립니다. 조회수와 좋아요가 올라갑니다. 나의 인지도가 올라갑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30만원 짜리 운동화는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 시대입니다. 그래서
1년이 지났더니 리미티드 에디션의 중고가격이
여전히 30만원이거나, 심지어 40만원이고, 좀 떨어져도 20만원입니다.
20만원에 중고로 팔면, 구매자는 지난 1년 동안 30만원짜리 운동화를 실컷 즐기면서
이 아이템으로 자랑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인스타도 올리고, 리뷰도 하고, 후기도 쓰고, 사용기도 올리고
조회수와 좋아요도 많이 받고, 자신의 인지도도 엄청 올리고, 그렇게 실컷 즐겼는데
겨우 10만원만 쓴 셈입니다.
그렇게 하고도 20만원이 손에 남았죠. 이런 식이면
또 다른 리미티드 에디션 운동화를, 리미티드 에디션 니트를, 리미티드 에디션 핸드백을, 노트북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오픈런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순히 요즘 젊은 세대들이 명품에 미쳐서 이런 게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청년들은 똑똑합니다. 정염에 그냥 사로잡혀 판단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검색엔진과 커뮤니티로 무장하고, 수없이 많은 정보를 다루는 역량이 훈육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백화점 오픈에 맞추어 긴 시간을 견뎌, 치열하게 달려 1천 만원 짜리 빽을 삽니다.
이 아이템으로 자랑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인스타도 올리고, 리뷰도 하고, 후기도 쓰고, 사용기도 듬뿍 했는데
1년이 지났더니 10프로가 오르고, 2년이 지났더니 20프로가 오르고, 3년이 지났더니 30프로가 올랐습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200&key=20210701.22002009265
설령 1년이 지나 10프로가 떨어졌다고 해도, 자신이 그동안 누린 즐거움이면
1천 만원짜리 아이템을 1년간 100만원에 충분히 즐기고, 그러고 나서도 다시 900만원이 남았습니다.
또 다른 아이템을 구매해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즐길 수 있지요. 그리고 잘 고른 아이템은
충분히 즐겼는데도, 나에게 몇 십퍼의 수익을 남겨줍니다. 이 정도 즐거움에, 이 정도 수익이면
백화점 앞에서 잠시 힘든 거야, 즐거운 무용담이며 즐거운 추억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더 규모가 큰 리미티드 에디션을 찾습니다. 거래가 가능해야 합니다. 가격변동이 있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기업투자입니다. 핫하고 힙한 기업들의 주식을 사는 겁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중고거래처럼. 구조는 같습니다.
30만원어치 기업을 10개 삽니다.
애플, 구글, 테슬라, 오픈도어, 유니티, 로블록스, 에어비엔비, 엔비디아 등등.
이 아이템으로 자랑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인스타도 올리고, 리뷰도 하고, 후기도 쓰고, 공부도 하고, 전망도 올립니다.
1년이 지났더니 가격이 여전히 30만원이거나, 심지어 40만원이고, 좀 떨어져 20만원이어도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설령 20만원에 팔았다고 해도, 구매자는 지난 1년 동안 30만원 어치 기업을 사서 10만원으로 실컷 즐기면서 놀았습니다.
그렇게 하고도 20만원이 손에 남았죠. 이런 식이면
또 다른 리미티드 에디션 애플을, 구글을, 테슬라를, 오픈도어를, 유니티를, 로블록스를 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기업 하나가 터지면, 자신이 상상한 수익 이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코인에 대한 20대 청년들의 문화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욜로와는 다릅니다. 그냥 내일은 모르겟고, 난 그냥 들어오는 대로 쓰면서 살거야. 이런 태도가 아닙니다.
이미 지금 세대는 충분히 본 거 같습니다. 자산의 가치를. 현금과 자산의 격차를.
이생망, 자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은 어떻게든 자산의 확보를 시도하려고 하는 듯하는데요,
다만 다른 것은 그것을 즐긴다는 것입니다, 놀이로.
20대가 가지는 그 천연의 명랑함과 저항의식과 낙관이 투자와 맞물리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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