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 게임만 하는 아아, 어떻게 하면 책도 읽고 놀기도 잘 놀게 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제 딸은 한 때 캠핑장에서 게임만 하는 아이였습니다. 제법 놀기도 하고, 책도 읽더니, 언젠가부터 내내 게임만 하더라고요. 초5에서 초6 사이였습니다.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걸까? 캠핑 왔으니까 그냥 두지 뭐. 그래도, 캠핑장에 와서까지 와이파이 찾아가며 게임만 주구장창 화면만 들여다 보는 아이를 그냥 둬도 괜찮은 걸까?
사단은 캠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 났습니다.
조승연의 탐구생활 '각 나라별 교육 방식 차이와 육아법' 2022.2.22 을 보고 떠오른 그 때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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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교육
미국 (미키김의 사례) 기본 게임 시간이 있음. 아이가 집안일을 도우면 추가 게임 시간이 있음. 식사와 대화 중에는 휴대폰이나 모바일 기기를 만지지 않는 것이 기본 규칙. 규칙을 같이 만들고 규칙을 같이 지키는 것이 중요. 아이가 못하면 부모도 못한다.
2. 울고 있는 아내
캠핑에서 돌아온 얼마 후였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울고 있었습니다. 깊이 속상해 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딸이 게임시간을 속였다는 것. 둘째. 그것도 세 번이나 속였다는 것. 하루에 30분만, 40분만, 1시간만, 그렇게 게임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걸 어기고, 다시 약속을 하고, 또 어기고, 다시다시 약속을 했는데, 완전히 어겼습니다. 3일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냥 다시 한 번 혼내서 해결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3번이나 연이어서, 그것도 게임시간을 늘려주었는데도 계속해서 딸이 속였다는 것에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했습니다. 그러자 근본적으로 묻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고민했습다. 근본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이 두려워 하는 것은 뭐야?
3. 늘 문제는, 두려움이었다.
늘 그랬습니다. 살아보니, 중요한 결정을 가리는 것은 늘 두려움이 문제였습니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나는 늘 엉뚱한 곳에 화를 내고, 짜증을 내고, 그러다 영 엉뚱한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저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
4. 자극과 반응에만 익숙한 바보
아내와 제가 두려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저희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뚜렷해졌습니다. 그것은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거짓말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아이들이 게임만 하는 바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게임만 아는 바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들은 대개 단순한 반응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게임들이었습니다. 생각이 없어야 이기는 게임, 혹은 최소한의 생각만이 있고, 훈육된 반응만이 있어야 이기는 게임들. 생각은 최소한으로 하고, 몸은 반응에만 길들여져 있는 것. 우리 부부가 두려워 하는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5. 생각이 깊고 넓은 아이로 만드는 방법
첫째. 어떻게 하면 생각이 많고, 깊고, 넓은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요? 순간적인 반응이 아니라 끈기있게 행동하고 실천하고 움직이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결방법. '책' 책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여겼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는다면, 게임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는 만큼 게임을 한다면, 그런 거라면 충분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오전에 한 시간, 방학 때는 오전에 2시간, 휴일 주말 오전에는 3시간 책을 읽게 했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 평일 저녁에 한 시간, 방학 저녁에 2시간, 휴일 주말 저녁에 3시간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캠핑장에서도 이 규칙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을 읽으면 게임을 할 수 있다. 이것을 습관이 되게 했습니다.
6.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방법
둘째.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이것을 같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해결방법을 같이 고민하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 부부의 생각을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의지로 따라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결.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방법을 질문하게 하자' 질문이 가장 훌륭한 대답이라고 여겼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엄마 아빠는 우리 딸, 우리 아들이 게임만 아는 바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자극에 반응만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겟어. 생각이 깊고, 넓고, 뭐든 시도해보고, 실패해 보고, 맘껏 뛰고 놀고 그랬으면 좋겠어. 그런데 또 엄마 아빠는 우리 딸 우리 아들이랑 계속 싸우고 싶지 않아. 약속 안지켰다고 혼내고 싶지 않아. 어떻게 하면 이걸 다 이룰 수 있을까? 어떤 규칙을 만들면 우리가족이 다 바라는 것을 이루면서, 서로 오해하거나 싸우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방법은 무엇일까?
응. 그래, 그렇지. 그런데 그렇게 하면 다시 첫번째 문제가 생기는데? 그래? 응. 그래, 맞아. 그러면 두번째 문제가 또 생기는데? 그럼?..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만든 해결방법이었습니다. 책을 읽은만큼, 게임을 할 수 있다.
7. 책을 읽으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규칙
방학기간에도 이 규칙은 이어졌습니다. 오전 10시가 되면 아이들이 이미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 책을 한아름 들고. 읽는 거면 뭐든 좋았습니다. 한참 만화책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더 재미난 읽을 거리를 찾았습니다. 그러다 줄글로 된 책도 읽었습니다. 무엇을 읽건 그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읽는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게 3시간을 꼬박, 매일매일, 책을 읽었습니다.
저녁 7시가 되면 게임을 했습니다. 너무너무너무 신나게 게임을 했습니다. 힘차게 웃고, 마음껏 소리지르고, 격렬하게 화를 내면서 열심히 게임을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6개월 동안, 저희 가족은 게임을 하는 것으로 싸운 적이 없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초4와 초6입니다. 요맘때 쯤 아이들을 키우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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