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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어깨 #그루/데일리 모닝 단상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말은, 오직 부모에게만 가능하다

by 최신버전 202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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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두 사람의 자식이 있다. 이제 6년 후면, 이들과 헤어지게 될 것이다. 아니, 헤어져야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선언을 해 왔다. 너희가 20살이 되면, 너희들은 이 집에서 나가야 한다.

24살이 될 때까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대략 4년의 시간동안의 학비와 생활비는 지원을 해 주겠지만,

20살이 되면 무조건, 이 집에서 나가야 한다. 나가서, 너의 삶을 살아야 한다. 

네가 그리울 것이다. 그립고 또 그리울 것이다. 아름답고 사랑스런 너희들을 내내 곁에 두고

너희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 깊지만,

그래도, 너희는 이 집에서 나가야 한다. 

 

엄마 아빠가 바라는 것은 결국, 엄마 아빠가 먼저 죽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심이다. 엄마 아빠는 너희들보다 엄마 아빠가 먼저 죽기를 바란다.

엄마 아빠가 먼저 죽고난 후에도, 우리들이 없는 세상에서도

너희가 너희들의 삶을 뚜벅뚜벅, 너의 방향과 너의 보폭으로,

너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것은, 부모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러니, 지금부터 앞으로 함께하는 이 시간,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시간,

결국은 헤어져야할 우리들을 위해 

이 시간을 깊이 즐기자. 최대한 행복하게 살아가자. 이제 얼마남지 않았구나. 

이 설날도, 이 벚꽃도, 이 여름계곡도, 이 가을산책도, 이 크리스마스 트리도, 

이제 6번 밖에 안남았다. 그러니 부디, 이 6번을 즐기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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