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확실한 마감.
핵심은 마감이었습니다. 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회사들은 직접 찾아가서 앉아보고 만져봤습니다. 그 동안 3개의 업체, 3번의 전람회를 다녀왔습니다. 핵심은 마감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영상으로 본 다른 회사의 제품들은 화면으로 볼 때는 어느 하나 모자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가서, 앉아보고, 만져보고, 자세히 보았더니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하면, 마감이 달랐습니다. 물론 제가 원하는 용도에 어울리는 디자인이 먼저입니다만, 그 디자인이 가능한 다음에 중요한 핵심은 마감이었습니다.
목공 작업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대충 보기에 그럴 듯한 제품은 누구나 쉽게, 그리 어렵지 않게, 금방 만들수 있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완벽한 마감입니다. 부드럽고, 윤이 나고, 둥글하고, 익숙하고, 더하고 덜함 없이 딱 맞아떨어지게 다듬는 것, 보통 마감이라 부르는 그 부분. 이걸 해내는 것은 정말 대단히 어렵습니다. 귀찮고 힘들고 복잡하고 번거롭습니다. 해보니, 이건 정성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안목이 있어야 하고, 안목을 뒷받침할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2. 신뢰의 근거 - 자부심.
인천에 있는 스마트 캠핑 작업장에 찾아 뵈었습니다. 계약과 운영을 책임지시는 사장님과 기획과 설계, 제작을 책임지시는 실장님 두 분을 직접 뵈었습니다. 직접 찾아 뵙고 강력한 인상이 들었습니다. 열정과 자부심이 보였습니다. 정성과 안목이 보였습니다. 제품을 작품으로 만들어 보려는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친절하고 겸손했으며, 명확하고 단호하셨습니다. 매력적인 분들이었습다. 한마디로, 신뢰가 생겼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아내와 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내도 크게 만족하고 신뢰가 생겼다고 하였습니다. 제품에 대한 신뢰 만큼이나 두 분에 대한 신뢰도.
인천에 있는 캠핑카 제작사 - 스마트 캠핑. 나는 이곳에 내 바퀴 달린 작업실 - 스타리아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일단,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서 살펴보았습니다.
3. 벽면 마감
저는 스웨이드 작업은 안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살펴보며 감탄한 것은 마감이었습니다. 제가 찾아 본 업체들은 사진에서 볼 때는 멋져 보였는데, 막상 직접 가서 보고 만져보면 엠보싱에는 힘이 부족했고, 마감은 2퍼가 넘게 아쉬웠습니다. 이해합니다. 곡면으로 이뤄진 평면에 탄력을 주는 작업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 잘해도 2퍼만 조금 어긋나도 전체에 밸런스를 잃습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스웨이드를 소재로 탄성이 탄탄한 마감을 보였습니다. 언뜻 봐도 쉬워 보이지 않는 작업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엠보싱에서 벗어나 이렇게 소재를 선택하고, 마감에 정성을 쏟은 그 판단도 좋았습니다.
4. 사이드 수납장
하이그로시 흰색 수납장 마감이 깔끔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았던 것은 공간이었습니다. 수납공간을 생각해서 차량의 필러 플라스틱 틀을 수정하면서까지 재단을 하신 그 정성이 놀랍고 대단했습니다. 수납함을 열어보니 보기보다 공간이 깊었습니다. 원래 저는 스타리아 3열 양쪽 창을 다 트이게 할 예정이었는데, 아내와 직접 보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이 정도면 왠만한 큰 가방 정도의 짐 하나는 줄일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운전석 뒤편은 보통 도로방향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고 또 저의 기획으로는 이곳은 작업 공간이라, 이곳에 등을 기댈 일이 많았고 여행도 대부분 스텔스로 다닐 것이어서 한쪽을 막는 것이 개방감에 영향을 줄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더구나 저의 베이스 차량은 파노라마 썬루프여서, 이곳에 등을 기대고 앉아 앞과 옆, 하늘을 보면 개방감은 충분할 거 같습니다.
5. 가구
보통 가구들 사이의 마감은 조금씩 떠 있습니다. 이걸 틈 없이 맞추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차량이 곡선인데다, 그것의 본을 정확하게 뜨기란 정말 번거롭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창문에 여름철 암막이나 겨울철 냉기 차단을 위해 은박 단열제를 재단해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그 부드러운 재료를 붙이는 것도 참 쉽지 않습니다. 신문지나 가벼운 종이로 여러 번 대 보고 수정하고 수정해야 합니다. 그래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완벽한 밀착감이라니...이건 직접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잘 안보입니다.
가구라는 것이 어차피 쓰다보면 벌어지고 떨어지고 가끔은 뒤틀립니다. 원래 나무가 그렇습니다. 그냥 가만히 두는 집안 가구도 그런데, 덜컹이는 차량 안에서 가구라면 당연히 더 쉽게 낡아갈 것이겠지요. 어차피 쉽게 낡아가고 쉽게 부서질 거, 그냥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고치면서 살기로 마음 먹으면 이렇게 까탈하게 마감을 살피는 건 그냥 피곤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마감에 감탄하는 건, 바로 신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정성과 안목이면, 이분들이 어떤 판단을 하시던, 일단 믿어볼 수 있겠다 싶은 신뢰가 생겼습니다.
6. 침상 -> 쇼파. 가변형
제가 원하는 것은 일단 1명이 쓰기에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 거기에 2명, 많게는 3명이 함께 작업 가능한 카페형 공간입니다. 노트북을 맞대고 음악작업을 하거나 글작업을 주로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닥 침상을 후면에서 보기에 ㄴ 자로 배치. 앉을 공간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남은 공간은 복도로 두고 오가기 편하게 하고 싶습니다. 테이블은 최대한 길면서 스위블이 가능한 테이블로 설치하여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게 하고 침실이 필요하면 쇼파 밑에서 주우욱 받침을 뽇아내서 쿠션을 넣으면 침대로 변하는 가변형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7. 빔프로젝터
주방공간 바로 위에 스크린 설치하여 트렁크 위쪽에 빔 설치. 음악작업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 주방기구들을 다 가려 깔끔하게 정리하고 영상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8. 무시동 히터
저의 베이스 차량은 LPG입니다. 10년은 타고 싶어서, 골랐습니다. 그래서 무시동 히터 작동을 위해 경유통을 따로 설치해야 합니다.
9. 포타포티
주방가구에는 작은 냉장고. 전자렌지. 수전. 그리고 포타포티가 꼭 들어가야 합니다. 차박을 다녀보니 새벽 찬기 때문에 꼭 이른 아침에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더군요. 다른 때는 괜찮은데, 특히나 아내가 아무도 없는 컴컴한 새벽에 화장실에 다녀 오는 것은 불편하고 부담스러울 거 같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큰 거는 아니고 작은 거는 꼭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10. 발코니
3열 침상에 변형 가능한 발코니를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수납함을 쭈욱 빼듯이 발코니가 쭈우욱 빠져나오게 하는 것입니다.제 바람은, 비오는 날이면 이 발코니를 빼고 트렁크 천장에 간단히 자석으로 텐트를 설치해서 아웃도어 느낌으로 앉아있고 싶습니다. 혹 가능하면 작은 화목난로를 설치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벌레가 없는 계절에 이 공간이 저에게는 꼭 필요합니다.
11. 상판
흰색 벽면에 상판은 짙은 월넛색으로. 월넛 우드가 제일 좋겠지만, 비용이나 디자인으로 어렵다면 월넛 우드 시트를 붙이는 것도 가능.
12. 빼는 것
티비. 필요 없습니다. 빔프로젝터로 대체 하면 됩니다.
태양광. 필요 없습니다. 주행충전으로 충분합니다. 애초에 전기를 그리 많이 쓸 계획이 없습니다. 혹 필요하면 이동형 태양광 패널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한전. 필요없습니다. 캠핑장보다 노지나 일반 주차장, 해변, 조용한 공원을 주로 이용할 예정입니다. 전기는 최소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어닝. 필요없습니다. 어닝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각보다 저에게는 별로 없었습니다. 노지가 아니라면 불편하거나 민폐이거나 둘 중 하나였습니다.
팬. 필요없습니다. 썬루프를 활용하려고 합니다. 8월 가장 더운 한 여름에는 차박은 안할 예정입니다. 한다면 텐트를 이용하려고 합니다. 정말 뜨거운 여름 2주는 에어컨 없이는 정말 견디기 어렵더군요. 그 외에는 선풍기로도 저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썬루프를 열고 방충망과 미니 팬을 설치할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밴 라이프 > 캠핑카 돌보기-스타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리아 캠핑카. 가스차. 난방점검. 겨울차박. 무시동히터. 공회전. 실험결과. (0) | 2022.09.24 |
---|---|
내가 레이 캠핑카를 포기한 이유 (3) | 2022.09.24 |
스타리아 스마트 캠핑카의 헤드. 맥미니 2014 late 2.6gh (0) | 2022.09.24 |
스타리아 스마트 캠핑카. 완성 30일 전. 바퀴달린 작업실. 바짝. (0) | 2022.09.24 |
스타리아 스마트 캠핑카. 바짝. 완성 15일 전!! (0) | 2022.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