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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어깨 #그루

90세 현역 디자이너, 노라노 님 인터뷰를 읽고 인사이트.

by 최신버전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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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알았다. 이런 분이 계시구나.

노라노

90세에 현역 디자이너.
전성기가 50대였다고 하신다.
겨우 이만한 나이에 한 세월 보낸양 했던 내가 가소롭다.
못난 건 아니지만… 크지 않다. 냉정하게 말하면, 작다.
귀한 말씀이 많다. 마음에 새긴다.


실용적이고 고급스럽게.
재미있고 의미있게.
맥이 닿는다. 내가 패션디자인을 했다면,
나는 노라노님의 철학을 따르지 않았을까.


행복은 일에 있다. 충격적인 말이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정확한 통찰.

여가가 있어서 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일이 있어서 여가가 있는 것이다. 사람이 자립하는 데에는 자존감과 효능감이 정말 중요하다. 자존감과 효능감은 대개 일에서 온다. 사람이 많이 필요한 일과 적게 필요한 일이 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과 적게 필요한 일이 있다. 그 일이 사람따라 맞을 수도 있고, 안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일은 필요하다.

나는 언젠가 때가 되면 6시간 일하며 살고 싶다.
글 작업 4시간, 음악 작업 2시간.
남은 시간은 좋은 사람 만나 재미난 일들을 만들며 살고 싶다.



90세 현역의 비결. 능력과 체력의 10퍼센트 남기기. 일단 능력과 체력을 키워야 한다. 가능한. 나의 역량을 최대한 키우되 그 중에 10 퍼센트 남기기. 명심.


감사한 건 일이고, 힘든 건 고독이다.
40을 넘기며 삶이 흔들렸다. 흔들림이 커서, 뿌리까지 흔들렸다. 모든 것이 의심됐다. 이게, 정말, 나에게, 소중한 것일까? 의미란 게 있을까?

그 동안 여러 이야기를 정말 많이, 정말 깊이, 정말 자세히, 최선을 다해 정확히 읽으려고 애썼다.시작은 책이었고 나중에는 사람이었다. 그러자 감사하게도 귀한 이들이 나를 찾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고 나를 찾았다. 감사했다. 열심히 앍었다. 그들의 삶을, 그들의 감정을, 두려움과 아픔을, 고민의 근원을, 그래서 결국 당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때론 당신이 하고 싶었으나 차마 당신이 하지 못한 말을, 그러나 당신이 반드시 마주해야할 그 말을, 찾으려고 애썼다. 애쓰고 말했다. 적어도 나의 애씀은 전해지기를 바라며 말했다. 더러 실패했으나 더러 성공했다. 대개 즐거웠으나 때로 힘이 부쳤다. 100퍼샌트를 넘겨가며 에너지를 쓰기도 했다. 그런 날은 대화를 마치고나면 귀에서 피이잉- 기계음 소리가 나고 잠시 어지러웠다.

그런데 없었다. 내가 흔들리던 때에 나를 읽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당신은 내가 어떤지 상관없이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내게 쏟아붓고 있었다. 원망이 들었다. 원망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먼저 손을 놓았다. 그렇게 하고 싶었다. 혼자가 좋았다. 관계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싫은 건 일이고 좋은 건 고독이었다. 그랬는데..

가진 자의 여유였을지도.. 자금 나는 일이 많은 시기이니. 그러나 언젠가 내가 한정 없는 고독에 놓아게 될 때, 그때도 고독을 좋아하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아마도 아닐 거 같다.


책은 도끼다.

이런 순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저 아이들과 너희 차이는 딱 하나다. 어떤 부모를 만났느냐다.

도끼가 내 뒷골의 한 가운데에 내리쳤다.

 





분한 적..억울한 적.. 그런 적은 없었던 거 같다. 누구를 마워하면 누구보다 먼저 내가 힘들어진다는 걸 안다. 그래서 정말 사람이 미워질만 하면 내가 피했다. 미운 사람을 찬양하는 반열에는 도저히 오르지 못할 듯. 미움도 넘어서는 의지는..난 아직 갖지 못한 거 같다. 안가졌으면 좋겠다. 사람이 좀 미워도 하고 그러면서 살아야지. ㅎ


그래 그랬구나. 분노. 분노였구나. 사람을 이끄는 강력한 힘들 중 하나. 나를 이끄는 근원적인 감정은 뭘까?

…… 성취감?

아마추어를 받아들인다면, 세상의 거의 모든 일을 다 해 볼 수 있다는 거. 

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 농구코치. 댄스안무가. 공연기획. 가수. 뮤지션. 작사가. 작곡가. 도서관장. 출판사기획자. 작가. 소설가. 봉사단 기획자. 요리사. 이벤트행사. 귀신의집 기획자 등등.




직업은 소중하되 사람을 구속하니
스스로 인간으로 살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인간으로 살기… 그건 어떤 삶일까?
일단은 부족한 대로… 나를 받아들이는 것.
여기서부터 시작해봐야겠다.
명심. 또 명심.

노라노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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